미국 둘째날, 그레이프바인 얼빙 데이즈인, 아메리칸항공 AA1294, 신라 한식당.
어제 저녁때 달라스 포스워드 공항에 도착해서 세계에서 제일 힘들다는 미국 입국심사를 받으려는데 미국은 ESTA만 있으면 그냥 무인심사대에서 여권만 스캔하면 될줄 알았더니 기계에서 나온 종이에 X표가 있길래 이상해도 그냥 지나갈려고 했더니 직원이 나를 다시 사람이 있는 심사대에서 인터뷰를 하란다.
자세히 안내문을 읽어보니 미국을 한번이라도 왔다간 사람은 그냥 무인 심사대로 통과가 되는데 나같이 한번도 미국을 오지않았던 사람들은 처음 왔으니까 인터뷰를 해야한다고 나와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입국심사를 긴장하면서 기다리는데 의외로 덩치큰 전형적인 미국사람같은 남자가 환한 미소로 그냥 방문 목적이 뭐냐, 얼마동안 머무를거냐, 어디에서 머무를거냐라고 묻길래 사이트싱, 11 데이즈, 펜실베니아 호텔이라고 이정도는 알아들어서 짧게 대답했더니 인사를 하면서 입국도장을 쾅하고 찍어주었다.
미국을 가려고 준비하면서 제일 걱정되고 힘든 걸 해결하고나니 온 미국이 다 내손안에 있는거 같았다.
입국심사를 무사이 마치고 짐을 안전하게 찾은후에 호텔패스에서 미리 예약해둔 데이인으로 가려고하니 호텔 무료셔틀이 공항에 있다고해서 찾으려고 보니까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바우쳐를 다시 보니까 호텔에 전화를 해서 부르면 그때서야 셔틀이 온단다. 또 영어가 짧은 나는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어떻게 호텔로 가야하나 생각해보니까 여기에 지하철은 없고 택시를 타고가는 수밖에 없다.
워낙 비싸고 친절도가 떨어지는 택시를 어쩔수없이 탔는데 의외로 인도인 택시기사가 친절하다.
왠일인가 싶었더니 역시나 공항부근에 있는 호텔을 10분정도 가는데 무려 32달러나 달란다.
한국에서도 집에서 바로 코앞에 있는 고속터미널을 5분만에 가는데 커다란 밴이 오더니 2만원이나 달라고해서 욱한적이 있는데 미국도 택시의 횡포는 여전한가보다.
그래도 어떻게 가는 방법이 없으니 나같은 서민은 비싸더라도 택시를 타고가야한다.
그냥 환승을 위해서 잠시 머무르는 한국의 여인숙같은 인개념의 숙박업소라 한 7만원 정도에 예약했는데 그래도 그냥 하루 머물기에는 싸고 시설도 가격에 비해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거같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내가 원래 예약한 방은 그냥 미니냉장고도 없고 전지레인지도 없는 그냥 딸랑 침대하고 작은 책상 하나만 있는 방이었는데 호텔에서 현지사정상 그냥 좀 큰 시설이 갖춰진 큰 방을 준거같다.
택시에서 바가지를 써서 좀 그랬는데 호텔에서 가격대비 만족스러워진거 같았다.
호텔에 가면 보통 삼성이나 LG거를 많이 볼수있는데 여기는 트루비젼인가 잘모르는 회사의 텔레비젼이었다.
화장실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고 옆에는 옷거는 데도 몇개 있었다.
거기에다 여인숙에 작은 욕조도 있어서 꽤 괜찬은 시설이었다.
옷걸이도 몇개 있었고 시간나면 다리미로 다림질도 할수있었다.
거기에다가 조식이 무료라고 해서 1층로비에 있는 식당에 가봤더니 역시 인이라 먹을거는 별로 없었지만 그냥 간단하게 아침먹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즐겨먹는 커피도 있어서 마셔봤는데 뭐 그렇게 커피맛이 좋지는 않았다.
문제의 공항셔틀버스를 타려면 카운터에서 미리 예약을하고 기다리면 1시간정도 후에 무료셔틀버스가 온다길래 시간이 있어서 인앞으로 좀 걸어가서 사진을 찍어보았더니 데이스인이라고 간판이 크게 걸려있었다.
인 이름은 그레이프바인 얼빙 데이즈인이다.
인 전체 모습도 3층밖에 안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미국 서부 카우보이영화에 나오는 황량한 벌판에 놓여있는 건물같아서 여차하면 허리에 찬 총을 빼들고 서로 결투하는 분위기가 나서 아무래도 여행은 제대로 미국에 온거 같았다.
1층으로 들어가는 문인데 거의 고급호텔 문같다.
내가 호텔패스에서 달라스공항 부근의 좋은 호텔을 찾아보았는데 수많은 호텔중에서 사진으로 보고 설명을 읽어보니 제일 가격대비 시설이 좋은 호텔이라서 예약했는데 이번에는 왠일로 득템한거 같다.
내가 묵었던 313호이다.
문하고 손잡이도 너무나 마음에 든다.
마술하고 있는 미국남자가 그려져있는 참 재미있게 느껴지는 카드열쇠키이다.
어제 미국에 도착하고나서 정신이 없어서 그냥 잤는데 다시 달라스 포트워스 공항으로 와서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전에 처음으로 미국산 생수를 자판기에서 2.25$에 사먹었다.
뭐 맛은 생수라 맛있는것도 아니고 나쁘지도 않았는데 먹는데는 지장이 없는거 같다.
요새는 셀프 체크인 기계가 대부분 공항에 먼저 쓰게 하고있어서 미국 창구 직원과 잘 모르는 영어로 얘기할 필요없이 여권만 스캔하고 몇가지 질문만 잘 적으면 쉽게 보딩패스가 나온다.
다시 뉴욕으로 가는 항공편은 먼저 일정이 있는 비행기라 그냥 여권만 스캔했더니 예약된 보딩패스가 나왔다.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를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예약했더니 수하물이 2개나 무료로 가지고 갈수 있다.
출발 시간은 11시45분으로 호텔에서 여유있게 나와도 탈수있는 시간이고 좌석은 달라스까지 30만원을 더내고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왔지만 아메리칸 항공은 국내선에서 좋은 자리를 앉으려면 다시 몇십달러를 내야해서 그냥 3시간 정도 가는데 뭐 좋은 자리 필요하냐고 생각해서 그냥 뒤에 있는 좌석에서 원래 가격으로 타고갔다.
거기에다가 아메리칸항공은 간단한 샌드위치나 식사같은 기내식을 먹고싶으면 돈을 내고 사먹어야한다.
그래서 마침 비행기 출발시간이 점심먹기 바로 전이라 면세점에서 돌아다니다가 미국의 대표적인 햄버거 브랜드인 맥도날드를 발견하고 이건 현지 맥도날드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일념으로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메뉴를 보니 다른건 다른나라에서 먹어봤는데 홈스타일이라는 전혀 처음듣는 이름이 있어서 7.35달러에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싸기는 하지만 한입 물어보니 역시 현지 본토 음식이라 아주 맛이 좋았다.
이번에 비행기를 예약하면서 어려운 점은 새로바뀐 배터리류 반입 제한규정이다.
갤럭시S7 노트 배터리가 기내에서 몇번 폭발해서 화재가 난 이후로 갤럭시S7 노트는 당연히 기내반입이 금지되었지만 다른 보조 배터리도 폭발 위험 때문에 수하물에는 넣을수 없는데 기내에 들고타도 100와트 이하짜리는 몇개까지도 가지고 탈수 있지만 100와트가 넘는 배터리는 신고를해서 허가를 받아야하거나 160와트를 초과하면 가지고 탈수가 없단다.
뭐 항공사마다 그 규정에 다른점은 있지만 처음 생긴 규정이라 너무 헷갈려서 아메리칸 항공 한국지사에 전화를 해서 핸드폰 보조 배터리가 한개는 36와트이고 다른 한개는 잘 모르는데 10와트를 좀 넘고 핸드폰에 넣을수 잇는 9와트짜리 배터리 합해서 이렇게 3개를 기내에 들고 탈려는데 문제가 없겠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렇게 용량이 작은 배터리는 몇개를 가지고 타도 문제가 없고 배터리 1개가 100와트가 넘는건 안된단다.
10000mAh짜리 배터리도 36와트가 안 넘는데 100와트가 넘는 게 있을까 싶었는데 하여튼 내가 가지고가는 배터리들은 문제가 없어서 그냥 들고 타기로했다.
사진에 있는 배터리는 커피빈에서 15주년 기념으로 2만원 정도에 판매하는 중국산 5000mAh짜리 18와트 정도되는 보조 배터리이다.
뉴욕행 아메리칸항공 AA1294 비행기가 출발하는 D40 게이트이다.
비행기 모습을 찍을수가 없어서 오른쪽으로 가서 옆으로 보니까 비행기 모습이 전체적으로 보였다.
기종은 옛날부터 많이 타보던 보잉 737-800이다.
비행기 탑승시간에 맞추어서 일찍 왔더니 딜레이란다.
마침 커피도 마시지 않았기에 역시 대표적인 미국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에서 2.65$에 사먹었다.
가격은 세계적으로 제일 비싼 우리나라 커피가격인 4000원보다는 싸지만 맛은 오히려 내 입맛에 더 맞는거 같았다.
보잉 737-800기의 내부이다.
좌석이 3-3으로 그래서 원래는 복도쪽 좌석을 좋아하는데 좌석을 예약할때 가운데 좌석밖에 안남아있어서 어쩔수없이 가운데좌석을 선택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좌석을 미리 지정하면 좋은 곳의 좌석이 많이 있는편인데 보통 외국은 인터넷예약이 많이 발달되어있어서 그런지 2개월전에 좌석을 예약하려고해도 좋은 자리를 찾기 힘든 편이다.
자리가 불편했지만 태국비행기를 탔을때 옆에 있는 사람이 기내난동을 부렸을때부터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계속 염려되서 걱정이 되는데 이번에는 왼쪽에는 이쁜 히스페닉계열 여자가 오른쪽에는 아주 친절한 미국남자가 타고있어서 서로 양보하면서 문제없이 타고왔다.
한 3시간정도 걸려서 그 이름도 유명한 존에프케네디 뉴욕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공항에서 내가 머무를 호텔까지 가는것이다.
뉴욕이 지하철이 있기는 하지만 뉴욕지하철은 워낙 위험하기로 악명이 높아서 일치감치 포기하고 공항버스인 에어포터를 타고가기로했다.
프렌즈 여행 가이드북하고 인터넷 블로그를 뒤져서 에어포터에 대해서 알아보니까 다행이도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2정거장만 가서 펜스테이션에서 내리면 바로 내가 예약한 펜실베니아 호텔이다.
공항에서 NYC Airporter이라고 쓰여진 조끼를 입고있는 직원을 찾아서 18$를 내고 펜스테이션행 에어포터를 타고 복잡한 뉴욕시내의 교통혼잡을 조금 시간이 걸려서 내리니 바로 펜실베니아 호텔이다.
이번 뉴욕 여행에서 펜실베니아 호텔은 교통면에서 아주 탁월한 선택인거 같다.
체크인을 하려는데 사람이 좀 많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직원이 오더니 이 기계로 안내하더니 이게 자동 체크인기계라면서 여기서 그냥 호텔 체크인을 하는데 진짜로 나중에는 카드열쇠도 나왔다.
공항에서 내려서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나니 저녁 8시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지 9시간이 지났더니 이제는 배도 고파서 여행오기전에 구글어스로 보았던 바로옆에 있는 코리아타운을 갔더니 온통 한글 간판에다가 한국음식점뿐이라서 거의 한국에 있는 거리를 걷는 기분이다.
많은 한국음식점들을 다보고 고르기에는 배가 고파서 그냥 제일 먼저 보이는 신라라는 좀 잘 차려진 식당에 들어가서 부대찌개를 시켰는데 밑반찬도 많이 나오지만 찌개맛이 우리나라에서 먹는 찌개보다 더 구수하고 맛있는거다.
가격은 17.37$로 만원이 넘어가기는 하지만 약간 춥고 비도 올거같은 뉴욕날씨에 뭐 이정도 값을 내도 아깝지않은 맛이었다.
미국답게 팁도 1달러 놓고왔다.
약간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부대찌개를 따뜻하게 먹고 나오니 몸도 훈훈하고 들어올때 추워서 잽싸게 들어왔던 거리가 이제는 아늑해서 문앞에서 식당 기념샷을 찍고 콧노래를 부르며 청승맞게 혼자서 아름다운 뉴욕 여자들을 힐끗힐끗보면서 호텔까지 걸어갔다.
뉴욕에와서 첫날밤에 뉴요커처럼 스트리티를 걸어가는 기분은 존 쿠삭과 케이트 베킨세일의 뉴욕을 배경으로한 세렌디피티처럼 멋있기만 하다.